Statement






I construct a speculative ecosystem through the interplay between the fictional organisms—rendered in printmaking, painting, animation, and installation—and the viewer. This ecosystem invites viewers to a site for exploring material imagination and the complex layers of perception, identity, and survival in contemporary society.

Conceived based on the anatomical features and biological traits of humans, plants, and animals, the beings residing in this ecosystem visualize the physical and psychological experiences of the contemporary human condition. My work draws from personal experience and diverse and idiosyncratic sources—such as anatomy, botany, biology, literary theory, sociology, and phenomenology.

This speculative ecology becomes a metaphor for the multifaceted nature of identity and perception. In the Landscapes series, the series of etchings visualizes the reciprocal relationship between body and psyche by depicting beings that change through evolution, embodying how the physical conditions are shaped by psychological experience, ultimately shaping our perception of the world.

Building on this idea, I explore the tension between individual and collective identities. The Fifth Child imagines a fetus inheriting generational trauma in the mother's womb, informed by epigenetics. Project Pearls examines identity through the delicate balance between inclusion and exclusion in society.

Having lived across different countries and cultural environments, I examine the perception of oneself and the emotional landscapes of those who exist between borders. My work invites viewers into a speculative world that reflects, questions, and reimagines how we perceive and survive in this ever-shifting condition. Ultimately, my work critically interrogates the invisible forces that shape contemporary physical, emotional, and psychological lives.








나는 인간과 동식물의 해부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가상의 존재들을 창조하여 인간의 신체적·심리적 경험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한다. 개인적인 경험만 아니라 해부학, 식물학, 생물학, 문학 이론, 사회학, 현상학 등 이질적인 시각적, 개념적 자료를 상호 연결하여 만들어진 나의 연속적 탐구의 결과물은 사회 참여와 윤리에 대한 질문을 유도한다. 나는 판화, 회화, 애니메이션, 설치 매체를 경유하여 만들어진 가상의 생물과 관람자 사이의 상호 관계를 통해 물질적 상상력과 현대 사회에서 발현되는 인식과 정체성, 그리고 생존의 복잡한 층위를 탐구하는 가상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해부학적 은유와 감각적 인식

첫 번째로 내 작업의 특징적인 요소인 가상의 존재는 현대의 다층적인 자기 인식, 즉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적인 매개체일 뿐 아니라 낯설지만 정교하게 설계된 존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제시하여 현대의 다양한 사회/문화/정치적 맥락 속 자기 인식의 다면성 그 자체를 은유한다. 인간과 동식물의 해부학적 이미지와 특성을 사용하는 것은 물질적·신체적인 차원과 심리적 차원 사이의 강한 결속과 상호연결성을 시각화하기 위함이다.

Landscapes 연작은 해부학과 진화론을 바탕으로 고안된 가상의 존재들을 통해 이러한 심리적 다면성에 대한 은유를 신체와 연결 지어 물리적 차원으로 확장된 심리적 메타포로 풀어낸다. 죽음을 겪으며 진화하는 가상의 생물들을 묘사하는 이 은유적 서사는 물리적 존재인 "나"와 세상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이 연작은 진화론, 동식물의 특성, 해부학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창조된 가상의 생명체들이, 자신의 죽음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가상 세계 속에서 죽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들은 반복되는 위험과 죽음을 겪으며 신체적 조건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는 곧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새로운 물리적 감각 체계를 만들어낸다.
Landscapes 연작을 통해 도달한 결론에서처럼 이러한 가상의 존재를 만듦에 있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면적인 세상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 우리의 몸이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끊임없이 탐구해야 할 또 다른 과제였다. 관람자의 눈 근육이 수축하고 팽창하는 순간, 즉 관찰의 순간을 섬세하게 끌어내는 장치인 Landscape: Lens, 2차원의 이미지를 통한 미적 경험이 단순히 감각 기관을 통한 시각 경험이 아닌 새로운 인식의 경험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시각화하는 2 1/2, 그리고 미적 경험과 감각적 수용의 교차점에서 명상적인 감각으로 우리가 어떻게 세계를 보고, 느끼고, 이해하는지를 묻는 On Observation으로 이어진 이 탐구는 세상을 경험하는 주체의 상태, 즉 인식의 조건을 만들어내는 감각의 체계를 해부한다.

내 작업의 한 맥락은 감각과 인식에 대한 연속적인 탐구를 통해 우리의 감각기관, 즉 각자의 몸을 통한 진정성 있는 경험의 가치를 복권하고, 이러한 진정성을 기반으로 감각적으로 명증한 미적 경험을 만들어내어 현재의 사회정치적 풍경 속에서 정체성(자기 인식)과 생존(사회적 참여)의 복잡한 층위들을 살펴본다.



판화 매체와 구조적 인식

판화는 나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매체다. 판화 매체는 기술적이고 의미적인 측면에서 현대 사회에서 발현되는 다층적인 자기 인식과 생존에 대한 탐구를 가능하게 하였다. 판화 이미지는 각각의 레이어를 제작하고 이를 겹쳐가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전체 이미지를 여러 개의 색 레이어로 분리하여 판화 이미지를 계획하는 과정은 이미지만 아니라 작업의 구조 또한 체계적으로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시각을 갖게 한다. 나는 이러한 해체와 재배치의 과정을 통해 다층적인 사회 정치적 현상을 분석적으로 이해하였고, 에피소드, 인물, 챕터, 흔적, 다양한 크로노토프와 같은 크고 작은 요소들이 무수히 중첩되는 가상의 서사를 상상할 수 있었다. 이렇듯 판화 매체는 다층적인 사회 현상을 판화만의 특수한 시각 언어를 통해 기술적으로 해체하고 의미를 재조합하도록 도왔다.

집단적인 트라우마가 인종, 민족성 등으로 나눠진 수많은 집단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뉴욕의 지정학적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석판화 연작 The Fifth Child는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자신을 형성하는 동안 이전 세대의 트라우마를 마주치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 작업은 후성유전학 연구에서 영감을 얻어 혈연 또는 강한 감정적 유대를 가진 사회 집단 내에서 공유되는 세대를 초월하는 트라우마의 영향을 사유하는데, 석판화로 표현되어 모체(석판), 매개체(종이), 그리고 판화 인쇄 과정에서 가해지는 압력이라는 석판화의 기술적 요소는 작업의 서사와 의미를 구체화한다.
팬데믹 당시 뉴욕에 머물며 겪은 인종적 배제에 대한 경험에서 비롯한 Project Pearls는 타자화와 이에 대한 정신적 경험에 대한 은유를 통해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 차원에서의 수용과 배제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드러내어 정체성, 즉 개인의 자기 인식과 사회 사이의 관계를 질문한다. 이를 시각 언어로 표현하는 데 있어 색과 이미지가 서로 다른 4개의 레이어를 겹쳐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CMYK 실크스크린 기법은 개인의 자기 인식에 영향을 주는 이질적인 층들을 작업의 기술적 과정에서 시각화할 뿐 아니라 다층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아 이를 내면화하고 통합하여 형성되는 정체성 그 자체에 대한 은유를 의미적으로 강화한다.



이방성, 윤리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장소를 여행하고 거주하였다. 다양한 국가와 도시에서 거주하고 작업하며 경험한 지리적, 사회적 맥락의 변화는 나에게 감각의 상대성과 정체성의 유동성을 자각하게 했다. 다양한 자연풍경을 통한 감각적인 경험과 사회적 공간의 변화는 같은 공간과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각자의 지각적, 신체적 조건에 따라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경험이 달라진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도록 하였으며, 이는 이렇듯 다양한 세상에 대한 경험을 내면화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인 시적인 내러티브와 물질적 상상력에 대한 탐구를 통해 더욱 구체화되었다.

또한 이방인의 위치에서 바라본 감정의 층위는 사회적 참여의 의미를 다시 묻게 했다. 이방인으로서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면서 현대 사회에서의 생존이란 물질적, 물리적인 생존만 아니라 정신적 생존 또한 다층적으로 아우르는 사회 참여를 의미한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2019년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 앞서 탐구한 개인적이고 진정성 있는 경험에 대한 탐구는 수많은 사회정치적 맥락이 퇴적되어 개인적인 서사와 집단적인 서사가 충돌하는 환경을 경험하며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적 정체성 사이의 긴장에 대한 탐구로 발전하였다.

나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환경, 감정, 사회적 맥락, 역사 속에서 개인들이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탐색하는지 일련의 작업을 통해 탐구하며 다층적인 자기 인식과 존재감, 즉 정체성을 다층적으로 바라보고 질문하는 시각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내 작업은 이러한 감각의 구조와 사회적 조건을 기반으로,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의 의미를 신체적·정신적 생존의 스펙트럼 위에서 탐구한다. 이는 존재론적 윤리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며, 나의 시각 언어는 이를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구조로 기능한다.


//
연쇄적으로 이어진 나의 작업은 도구적, 기술적, 의미적으로 다층적인 시각 언어를 통해 물질적 상상력과 현대 사회에서 발현되는 인식과 생존의 복잡한 층위를 탐구하는 가상의 생태계를 만들어간다. 나의 작품세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기 인식과 생존의 조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확장되어 간다.
오늘날의 세계화된 사회에서는 다양성과 사회적 변화를 다루기 위한 새로운 도덕규범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수용과 모방을 요구한다. 이와 다르게 도덕규범을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질문인 인간 본연의 윤리는 자기 성찰적이고 자주적인 질문의 과정이다. 나의 시각 언어는 이러한 질문 과정의 일부로서, 세계화된 사회에서 감정, 정체성, 생존을 새롭게 경험하고 사유할 수 있는 풍경을 제공한다. 사회적 규범이 빠르게 재구성되는 시대에, 나는 작업을 통해 도덕적 요구가 아닌 윤리적 사유, 즉 자기 성찰과 타자 인식의 가능성을 감각적 서사로 풀어낸다.

급변하는 사회의 조건 속에서 나는 가상의 생태계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을 아우르는 심리적이고 특수한 공간을 시각화하여 이러한 윤리적 질문의 과정을 돕기 위한 풍경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정교하고도 낯선 가상의 생명체들을 묘사하며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시각 언어를 통해 던져지는 질문들은 지정학적 구분이 사라지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내어 우리의 경험을 되돌아보도록 초대한다. 이렇게 창조되고 확장되는 가상의 생태계는 현대 사회의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삶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성찰이자 비판적 탐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