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rls

[ENG]

Pearls (2021) consists of 12 silkscreen prints. Each print features an imaginary creature composed of beads covered in a web of patterns. Taken together, Pearls represent the psychological landscape of a more inclusive society through a speculative ecosystem.

[KOR]

진주 (2021) 연작은 12개의 실크스크린 판화로 구성되어있다. 각각의 이미지는 작은 구슬들로 구성된 가상의 진주 생명체를 묘사한다. 진주 (2021)는 개인적 차원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가 내면화시키는 역사를 뛰어넘어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해 배우며 공존하는 방법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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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arls form when an irritant – usually a parasite – invades into an oyster, mussel, or clam. As a defense mechanism, the shell secretes a fluid composed of the Nacre, known as the mother of pearl, to wrap the foreign organism. This process repeats until it forms a pearl out of the deposit of the nacreous layer.

  The process of pearl formation is similar to the description of the way psychoanalysis describes the ego’s development of defense mechanisms in the unconscious. The mechanism of repression is one way the unconscious protects the ego from anxiety-inducing stimuli.  Such psychological strategy is used to reduce anxiety induced by unacceptable thoughts or feelings. By utilizing defense mechanisms, the ego attempts to differentiate its perception of internal and external reality to reduce anxiety. The shell's strategy of protecting itself by covering up stimuli as if to repress is similar to the way we protect our ego from painful thoughts by using defense mechanisms. However, if we look at the process of forming a pearl from a different perspective, we can say that the pearl embraces what it perceives as a foreign substance as part of itself. In this regard, the pearl becomes a medium that invites us to consider how we can be hospitable to the external factors, facilitate inclusion of the marginalized or someone regarded as irritants, and accept them as part of ourselves. On the other hand, the fact that the shell reacts to the parasites is also a clue to reflect on our reaction to others who are internalized into our unconscious and regarded as foreign/alien or even an “irritant” to the society.

Pearls represent the individuals who internalized their encounters with other cultures or communities very different from their own as imaginary creatures conceived based on the pearl formation process. The work features fictional creatures resembling pearls consisting of beads arranged on webs. The memories of one's encounter with other cultures or communities very different from their own are represented as the image of beads. The image of marbles indicates capsulated memories or knowledge about foreign others, wrapped up with the Nacre activated as a defense mechanism of the self. The web that constructs the creature represents how each individual processes and internalizes such memories.

  I used the pearl as a metaphor for an identity constructed in an environment of diverse collisions. However, reflecting upon my personal experience being an irritant to the society I resided in during the lockdown last year, I decided to depict the pearl-creatures as more active agents: transforming their shape following the primary, secondary, tertiary, and quaternary shifts that happen in biological protein structures.

 진주 연작은 다양한 역사와 타인에 대한 기억을 내면화한 다채로운 개인들이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작업이다. 진주 (2021)는 개인적 차원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가 내면화시키는 역사를 뛰어넘어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해 배우며 공존하는 방법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진주의 형성은 조개 속에 침입한 기생충 등의 이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으로, 조개가 이물질로 간주한 생명체가 조개 내부로 침입했을때, 진주층 성분을 분비해 이물질을 감싸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이렇게 진주층으로 감싸진 이물질은 퇴적되어 진주가 된다. 나는 진주의 형성 과정에 영감을 얻어 뉴욕과 같이 다양한 사회 문화적, 인종적 정체성들이 충돌하는 환경에서 자아를 형성한 개인을 가상의 진주 생명체로 은유 하였다. 작은 구슬들은 진주층에 갖힌 기생충처럼 나와 다른 집단에 대한 기억을 상징하고 이 구슬들은 각기 다른 패턴으로 직조되어 이 기억들이 개인의 사회 문화적 가치관에 따라 다양하게 맥락화 된다는 점을 시각화한다.

2019년 말 처음 진주 연작을 구상할 때에는 뉴욕에서 다양한 집단의 역사를 배웠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공동체의 지식과 집단적 트라우마와 같은 역사를 이해하는새로운 방식을 내재화한 캐릭터를 구상하여 진주 생명체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시켰다. 그 시기에는 이러한 생각을 구체화한 비인간 대리인을 시각화 하는것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나의 초기 구상은 2020년 3월, 뉴욕시가 도시 폐쇄를 선언한 뒤 내가 겪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Covid-19가 미국 전체에 심각한 수준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사회에서 백인이나 미국인이 아닌 집단에 대한 차별적인 국가적, 문화적, 인종적 함의가 강화되었다. 나 역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혐오 발언과 폭력에 노출되었는데, 내가 경험한 위협 뿐 아니라 동아시아인을 향한 혐오 범죄와 2020년에 일어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2021년 6명의 동양인 여성을 비롯해 8명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사건, 2022년 맨하탄 차이나타운에서 일어난 크리스티나 유나 리 살해사건 등은 강화된 차별적 함의를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에 대한 뉴스가 쏟아졌고 나는 주류 사회에 이물질로 간주된 듯한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을 겪으며 진주 연작은 나에게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동양인 여성으로서 겪은 경험을 승화시키기 위한 작업으로서의 의미 또한 갖게 되었다.

주류사회에 이물질로 간주되어 폭력에 노출되었던 경험을 반영하여 나는 가상의 진주 생명체를 더욱 활동적인 물질로 재구성하였다. 진주 연작은 진주의 특질을 바탕으로 고안된 가상의 생명체가 단백질의 1차, 2차, 3차, 4차 구조를 따라 형태를 변형하고 서로 얽히는 모습을 묘사한다. 

  The pearls, symbolizing individuals who internalize their experiences of cultures or communities that are very different from themselves, are now evolving into a new form and intertwining with other pearls. I am using Protein as a metaphor for the body and its changes in reactions to stress. The size of prints, which are roughly human height, reinforces this idea. However, my metaphor is hopeful: just as proteins can evolve to compose various life forms, the Pearls open to new compositions to represent individuals with different histories.

  In the final print, I assemble the transmuted pearls into the shape of a Hemoglobin cell. Hemoglobin carries oxygen from the lungs to the rest of the body. I hope to highlight the need to change how we think about those we regard as "irritants” to create a society where we can breathe and survive.

자신과 다른 문화 공동체에 대한 경험을 내면화한 개인을 상징하는 진주는 이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다른 진주와 합체되어 새로운 형태를 이룬다. 약 150cm 크기의 단백질의 3차구조를 따라 변형된 진주 생명체를 형상화한 작업은 진주 생명체들이 사람의 몸을 은유 한다는 점을 뒷받침 한다. 또한 외부 자극에 빠르게 반응하여 합성되는 단백질은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로 발전한다. 나는 단백질을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비유로 사용했다: 단백질이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를 구성하면서 진화하는 것처럼, 진주 연작은 서로 다른 역사를 내면화한 개인들을 기존의 사회적 편견에서 탈출시켜 새로이 구성된 형태로 공존해나가는 가능성을 가시화한다.

이어 단백질의 4차 구조를 표현한 「Pearls: Quaternary Structure _ Hemoglobin」에서 나는 진주 생명체들을 헤모글로빈 세포 모양으로 조립했다. 헤모글로빈은 폐에서 몸의 나머지 부분으로 산소를 운반한다. 나는 나의 경험에서 비롯하여 우리가 사회의 이물질로 간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은 말 그대로 모두가 숨쉬고 생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